일기 4

2020.10.09 금

어제 풀배 결과가 나옴. cat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나왔고, 실제로도 콘서타 효과를 많이 봐서 거의 확신하고 있었는데 adhd가 아니란다. 우울과 불안이 높아서 나타나는 증세란다. 너무나 의외의 결과에... 기쁘지만 일단 혼란스럽다. 일단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증상이 있었고, 지금도 사촌이나 삼촌 이모 얼굴은 길에서 만나면 못알아볼 정도로 주의력이나 기억력이 낮은데... 심지어 엄마가 머리를 자르셨는데 길가다가 마주치니 못알아본 적도 있음. 거의 모든 수업 시간에는 무조건 졸았고... 몸을 가만히 못둬서 한시간 이상 앉아서 공부해본 적도 드물고, 끊임없이 무언가의 망상이 머릿속으로 재생되고 있는 상태인데. 이런 증세가 불안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거라니... 솔직히 무섭다. 콘서타 먹고 가장 줄어든게 ..

카테고리 없음 2020.10.09

10월 3일.

콘서타를 복용한지 2주차다. 처음 느꼈던 고양감은 며칠만에 사라졌다. 생리 때문인줄 알았는데, 끝나고도 그냥 그대로더라. 부작용인 두통도 사라졌다. 하지만 효과는 여전히 남아있다. 콘서타 자체가 의지력을 키워주거나, 기분을 긍정적으로 바꾸어주는 약은 아니다. 여전히 공부는 지겹고 죽을만큼 하기 싫을 때도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걸 이겨내기 위해 집중하는 매 순간순간마다 죽을 만큼의 기운을 내야 했다면 이제는 그냥 할 수 있다.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고 나면 하기 싫은 더러운 기분과 저조한 효율로 할 수는 있다. 이게 큰 차이다. 내게는 정말 크다. 나는 그동안 사람들이 그동안 '아 하기 싫어~!' '아 진짜 일하러 가기 싫다', 이런 말을 할 때 나만큼 다 힘들어서 그러는 줄 알았다. 하기 싫은..

하루 일기 2020.10.03

2020.09.16.수. 콘서타 복용 첫날

늦게 일어나 간장계란밥으로 아침을 먹고, 10시 복용. 30분에서 1시간이면 효과가 온다고 해서 기다렸으나 11시 반까지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지 않음. 다른 후기를 보니 세상이 조용해진다던데... 오히려 나는 너무 졸렸다. 평소보다 더 멍하고 졸린 것 같았음. 단지 이게 먹지 않던 아침을 먹어서인지 약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약효만 기다리다간 공부 시작을 못할 것 같아서 아메리카노를 사왔다. 11시 30분 공부 시작. 여전히 너무 멍하고 졸렸다. 커피를 마시니 졸음은 가시는데 머리는 계속 꿈속에 붕 뜬 느낌. 변화가 일어났다는건 공부를 시작하고서야 알았다. - 잡생각이 덜 들었다. 나는 평소 공부를 하다가 과거의 기억이 떠오름 -> 개중 화나는 기억이 떠올라 감정이 치밀어 오름 -> 머리로는 계속 그 ..

2020.09.15.화. 검진 처음 받은 날 (CAT)

몇 년만에 다시 정신과를 찾았다. 이전부터 나는 쭉 ADHD에 대한 의심이 있어왔다. 정확히는, 우울증 판정을 받은 날부터. 말하자면 우울해서 집중력이 약해지고, 지각을 밥먹듯이 하고, 일상의 기억들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 우울증 자체가 ADHD에서 촉발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즉 원래 집중력이 약하고, 지각을 밥먹듯이 하고, 일상의 기억을 못하는데 이게 챙겨줄 엄마가 없는 대학에 와서 나의 무능력을 깨닫고 우울증으로 발전한 것 같다는 이야기. 이런 연유로 당시 정신과 의사선생님께 ADHD 의심을 말씀드렸으나, 너무 단호하게 아니라고 검사할 필요도 없다고 하셔서 그만뒀었다. 시무룩. 그리고 우울증이 완치?까진 아니어도 약 없이도 잘 살아온지 3년이 지나, 더이상 우울하지도 않은데 대체 왜 이모양인지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