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기

10월 3일.

whalewhalefly 2020. 10. 3. 01:10

콘서타를 복용한지 2주차다.

처음 느꼈던 고양감은 며칠만에 사라졌다. 생리 때문인줄 알았는데, 끝나고도 그냥 그대로더라. 부작용인 두통도 사라졌다. 하지만 효과는 여전히 남아있다.

콘서타 자체가 의지력을 키워주거나, 기분을 긍정적으로 바꾸어주는 약은 아니다. 여전히 공부는 지겹고 죽을만큼 하기 싫을 때도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걸 이겨내기 위해 집중하는 매 순간순간마다 죽을 만큼의 기운을 내야 했다면 이제는 그냥 할 수 있다.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고 나면 하기 싫은 더러운 기분과 저조한 효율로 할 수는 있다. 

이게 큰 차이다.

내게는 정말 크다. 나는 그동안 사람들이 그동안 '아 하기 싫어~!' '아 진짜 일하러 가기 싫다', 이런 말을 할 때 나만큼 다 힘들어서 그러는 줄 알았다. 하기 싫은걸 할때는 숨쉬는 순간순간마다 생각이 흩어지고 5분마다 한숨을 쉬면서 집중하려고 노력하는게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하기 싫어~'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냥 정말 '하기 싫은 기분'이 들 뿐이었다. 좀 짜증스럽고, 좀 지겹고, 근데 또 하려면 할수는 있다. 하고 나서 1시간만에 기진맥진해서 쓰러질 필요가 없다.

기쁘다. 그리고 좀 짜증나고 화가 난다. 그동안 난 무슨 노력을 한거지. 겨우 아침에 제시간에 수업을 가기 위해, 조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쏟아부은 감정과 에너지들을 다른데 쏟아부었다면 어땠을까. 

인생을 얼마나 낭비한걸까. 그 생각을 하면 속상하고 울고싶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야.

 

아, 그리고 콘서타 약효가 끝나갈 즈음이면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데 이것도 부작용인가. 그런 듯 싶다. 딴생각을 덜하는건 좋은데 아무 이유없이 짜증이 난다. 이것도 다음주에 병원가면 말씀드리고...

우울감은 더 심해졌다. 근데 콘서타 때문은 아니고, 병원 검사받고 하느라 거의 40~50 가까이를 썼더니 잔고가 확 비어서. 지금 여유자금이 10만원대다.

그래도 예전처럼 미래가 우울하고 나를 믿을 수 없어 우울해지는게 아니라 다행이다. 일단 나를 믿을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그만한 

 

플배터리를 화요일에 했었다. 만약 adhd가 아니라고 나오면? 그건 그것대로 당황스러울 것 같긴 해... adhd 약이 효과가 좋아서. 그래도 치료가 되는 다른 병이라면 다행일 것이다. 평생 약먹고 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니.

 

으으 피곤해. 졸리다.